민영과 지은이가 맥주 한잔씩을 앞에 두고 각자 핸드폰을 두드리고 있었다.


“주문하신 치킨 나왔습니다.”


종업원이 치킨을 두고 가자 둘이 동시에 카메라를 테이블에 들이댔다.


“우리 뭐하는 거냐. 하하하. 아.. 진짜 여자들이란. 큭큭큭.”


지은과 민영이 웃음을 터뜨렸다. 둘은 낄낄대며 사진을 각각의 애인에게 전송하고 나서야 치킨을 먹기 시작했다.


“너도 현욱 오빠한테 카톡 보낸 거 맞지?”


“응.”


민영이가 치킨 더미 속에서 닭다리를 고르며 대답했다.


“너 이제 현욱 오빠 진짜 좋아하는 것 같다?”


“응. 좋아해.”


“정말? 원래 좋아하진 않고 그냥 만나던 거 아냐?”


“그치.”


“근데 어쩌다 좋아하게 됐어?”


“그럼 넌 창수 오빠 어쩌다 좋아하게 됐어?”


“나? 창수 오빠 왜 좋아하냐고? 차도 있고, 돈도 있고, 나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방해도 안 하고, 여러 면에서 나 약사 하는데 도움도 될 거고. 안 좋아할 이유 없잖아.

하지만 너는..... 솔직히 현욱 오빠가 내가 보기엔 키만 크지. 뭐 볼게 있나. 네가 아깝지.”


지은이가 대답하는 사이 민영이가 닭다리를 골라 한입 뜯었다. 맥주도 한 모금 마셨다. 민영이가 무심하게 말했다.


“날 떠나지 않을 거래.”


“응? 뭐라고?”


민영이가 맥주를 또 한 모금 크게 마시고 말했다.


“사실 오빠가 날 좋아하니까 만났었어.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강아지처럼 쫄래쫄래 쫒아오는 게 싫지 않았으니까. 매일 만나서 맛난 거 먹고 장난치고 하는 것들 얼마나 재밌어. 그리고 솔로보다 낫잖아. 그래서 만난 거였어.

그런데 며칠 전에 막상 오빠가 반나절 잠수 타니까 엄청 외롭고 심심하고 기분이 영 안 좋더라구. 또 내가 뭐 잘못했나 싶어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해서. 오빠 일하는데 갔어.

근데 오빠가 감히 튕기더라.

근데 또 막상 오빠가 튕기니까 내가 안달나고 조급해지고 기분 이상하더라.

암튼 그렇게 오빠 눈치 보고 있는데,


오빠가 하는 말이

나는 튕기는 거 못하겠다. 그냥 나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릴란다. 니가 가라고 할 때까지, 니가 나 안 좋아해도 나는 너 못 떠나니까. 그냥 거기 있어줘라. 나한테 잘해줄 필요도 없다. 잘해주려고 하지 말아라. 그냥 언젠가 나 좋아해주기만 하면 된다. 암튼 나는 니가 날 안 좋아해도 안 떠날 거다.


뭐 그렇게 말하는데... 감자기 안심이 확 되면서, ‘아.. 이 남자 진심이구나’ 싶으면서 나도 모르게 나도 오빠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더라구. 좋으니까  그동안 쫒아 다녀도 싫지 않고 좋다고 함께 했겠지 않겠어?


거기에 오빠가 영화처럼 무릎 꿇고 나에게 키스를 확~! 하는데. 으흐흐흐흐.


그리고 말이 무서운 게 한 번 소리 내서 좋아한다고 말하고 나니까 정말 진심으로 더 좋아지더라. 그리고 잘해주고 싶단 생각도 많이 들고. 오빠도 이제는 불안해하지 않고 더 편하게 날 대하니까 뭐랄까 더 친밀해졌다고 해야 하나? 암튼 요즘 엄청 좋다. 또 무엇보다 볼 수록 잘 생겼어 큭큭."


지은이도 민영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은 닭다리 하나를 찾아서 한입 베어 먹었다. 지은이가 치킨을 우물우물 삼키더니 말했다.


“뭐야. 결국 그냥 잘 생겼고, 너 좋다고 하니까. 그저 좋다는 거 아냐? 너무 생각 없이 사귀는 거 아냐?”


“무슨 소리야?”


민영이는 기분이 나빠서 지은이를 살짝 째려봤다.


“니가 아깝단 소리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현욱 오빠가 인물 빼면 뭐가 있어. 성격도 좀 예민하고, 남자답게 호방한 스타일도 아니잖아. 게다가 솔직히 네가 좀 더 튕겨도 되는데 너무 쉽게 넘어간 거 맞잖아. 뭐 언제는 CC 안 한다고 막아달라고 하더만 그냥 바로 첫  고백받아서 넘어가고. 그게 뭐야. 정신 차리란 소리야.”


“야!”


민영이는 닭다리를 내려놓고 큰 소리를 냈다. 지은이가 찔끔 놀라 민영을 쳐다봤다. 민영이가 맥주를 또 한 모금 먹더니 숨을 고르고는 차분하려 노력하며 말했다.


“지은아, 니가 나 걱정하는 건 알아. 하지만 너 아무리 걱정하는 말이라고 해도 나 기분 나쁘다.

솔직히 말해서. 창수 오빠가 얼마나 부자인지 모르지만, 성적도 안 되는 거, 돈으로  어찌어찌해서 특별 전형으로 입학한 거 다 알아. 나중에는 그런 사람보다 똑똑한 우리 현욱 오빠가 더 잘 될 거야. 사교육 한 번 없이 우리 대학 장학금 받고 입학한 사람이야. 똑똑한 척 잘난 척하지 마.

니 말대로 연애 안 한다고 결심했던 거 무안하긴 한데. 어쨌든 지금은 내 사람이야. 함부로 하지 마.”


지은이도 닭다리를 내려놓고 냅킨으로 손을 닦았다.


“민영아, 나도 너 걱정해서 하는 말이야. 얼굴만 보고 연애하지 말라고, 네 성격상 한번 만나면 정말 간이고 쓸개고 다 줄 거 뻔한데. 나중에 후회한다. 만약에 정말 결혼할 나이까지 사귀게 되면...... 쉽지 않을 거야. 너 정도면 대학  졸업하자마자 선 자리가 줄을 설 거고, 더 떠받들고 공주 대접해줄 남자 차고 넘칠 거야. 좀 길게 봐야지.”


민영이는 애써 화를 참으며 말했다.


“상관없어. 난 공주 대접해줄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야.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줄 사람이 좋아. 오빠가 바로 그 사람이야. 나한테  잘해주기보다 좋아해 달라고 말해주는 사람이야. 내 진심만을 원하는 사람. 그리고 내가 선택한 사람이야. 그러니 앞으로 나와 내 연인에게 예의 바르게 대해주었으면 좋겠어.”


민영은 말을 마치고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지은이는 입을 다물고,  벌컥벌컥 맥주를 마시는 민영이를 보더니, 본인은 맥주를 한 모금 홀짝 마셨다. 그리고 말했다.


“알았어. 이제 이런 말 안 할게. 아마 내가 가난한 집 딸이어서 그런가 봐. 내가 너였으면 더 좋은 사람 하고만  연애할 텐데 하는 생각에 안타까워서 그랬어. 마음 상했다면 미안해. 난 사실 네가 부럽거든. 학벌도, 집안도, 외모는.. 외모는 많이 부럽진 않다. 내가 가슴은 더 크니까.”


민영이와 지은이가 푸하하하 웃었다. 민영이는 지은이의 이런 점이 좋았다. 싸가지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애정이 있고, 사람다운 모습이 있는 점이 말이다. 아직은 지은이가 현욱보다 훨씬 오래 함께한 베스트 프랜드이며, 어떤 점에서는 현욱보다 더 소중한 친구였다.


민영이와 지은이는 다시 건배를 했다.


“알아, 내 걱정해서 그러는 거. 나도 좀 오바해서 미안하다. 아무튼 이제 넷이서 잼나게 놀 궁리나 하자. 호호호.

근데 니가 뭐가 가난한 집 딸이냐? 툭하면 그런  말하지 마, 누가 들으면 진짜인 줄 알겠다. 아버지가 편의점 등등 가게도 여러 개 운영하시는 거 내가 다 아는데. 뭐가 가난한 집 딸이야. 남들이 욕해. 그리고 무엇보다 난 니가 똑똑하고, 똑 부러지고, 몸매도 좋은 게 부럽구먼.”


지은이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니가 뭘 알겠니.’ 하고 작게 한숨 섞인 혼잣말을 하며 맥주잔을 들었다. 민영이도 얼른 맥주잔을 들어 둘이 건배를 했다.


민영이는 남은 술을 쭉 들이키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여기요. 맥주 오백 하나 더 주세요.”

한동안 둘은 치킨과 맥주를 맛있게 먹었다. 배가 부르다 싶을  때쯤, 민영이가 은밀하게 지은에게 물었다.


“근데, 넌 창수 오빠랑 어디까지 진도 나갔어?”


“나? 그냥 뭐 키스도 하고...... 그런 건 왜 물어?”


지은이가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대답을 회피했다.


“좀 있으면 100일이잖아. 요즘엔 100일에 다들 여행도 가고 하면서 그거... 그거를 한다는데... 좀 고민스러워서...... 너네도 했어?”


“현욱 오빠야 억지로 뭘 요구할 사람 아니잖아. 그냥 니가 준비되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지 뭘 고민해?”


“그건 그렇지만... 아직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어. 준비를 해야 하는지. 마는지........”


그때 종업원이 맥주를 한 잔 민영에게 가져다주었다. 민영이가 하던 말을 멈추고 맥주를 받자마자 크게 한 모금 마셨다.


“너.. 하고 싶구나?”


지은이가 테이블에 몸을 바싹 붙이며, 짓궂게 민영이에게 말했다. 민영이도 지은이에게 더 다가가며 말했다.


“쪼금? 궁금하기도 하고.......”


“미친년, 낄낄낄. 야. 너 그런 거 원래 싫어했잖아. 대박! 주민영 이제 어른 되는 거야?”


지은이가 몸을 일으키고 낄낄거리며 웃었다. 민영이도 ‘미친, 조용히 해.’라고 말하며 같이 낄낄 웃었다.


“흐흐흐, 원래 그런 거 별로 관심도 없고 안 좋아했는데. 현욱 오빠랑은 손잡고 맨날 키스하고 하니까. 완전 맨날 두근거리면서 진도만 생각하고 있다니까.”


“이야~~ 이거 이제 보니 완전 밝히는 년일세. 이제 보니 너 얼굴 보고 사귀는 게 아니라 속궁합 맞아서 사귀는 거 아냐?”


“낄낄낄. 그럴 지도 모르지.”


민영이가 메롱 하며 웃었다.


그때 민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오빠?”


“지금 지은이랑 있어?”


“응, 왜? 과외 벌써 끝났어?”


“응 끝났고, 나 근처에서 기다릴 테니 지은이랑 헤어지면 전화해.”


현욱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민영은 지은을 슬쩍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


“오빠, 나 지금 지은이랑 떨어져서 화장실 왔어요. 무슨 일 있어? 지금 말해.”


“너... 예전에 사귀던 애 있었지?”


“무슨 말이야. 그건 왜 물어?”


“아니야. 전화로 할 이야기 아닌 것 같아. 이따 만나서 이야기 하자. 헤어지면 연락해. 근처에 있을게.”


현욱은 전화를 끊었다. 민영은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그리고 맥주를 벌컥 들이켰다.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그건 아닌데...... 오빠가 알바 일찍 끝났다고 보고 싶다고 하네.”


“그래? 여기로 오라고 해.”


“아니야. 둘이 보고 싶데. 기다릴 테니까 천천히 놀다 오래. 신경 쓰지 마.”


지은은 입을 삐죽였다.


“뭐야, 오늘 모처럼 우리 둘만의 날인데. 쳇! 됐어. 기분 잡쳤어. 나도 내 오빠한테 갈 거다. 치사하다 흥! 얼른 먹고 일어나자.”


“미안해. 대신 여긴 내가 쏠게.”


“그럼 당연하지.”


민영은 서둘러 지은과의 만남을 정리하고 일어났다. 현욱은 근처 커피숍에 있었다.


“오빠,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민영은 자리에 앉자마자 현욱에게 물었다. 현욱은 굳은 얼굴로 핸드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민영과 예전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사진에는 둘이 얼굴을 가까이 붙이고 각자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 있었다. 주먹의 네 번째 손가락에는 반지가 있었고, 사진 아래에는 ‘500일 기념  커플링’이라고 적혀있었다.


민영의 얼굴이 굳었다.


“니 싸이 월드랑 버디랑 찾아보니까 이런 사진이 나오더라.”


“응. 사진들 다 지운다고 지웠는데. 남아 있었네. 바로 지울게. 그런 사이트 안  들어간 지 오래라 잊고 있었어. 싸이야? 버디야?”


민영이 핸드폰을 꺼냈다.


“됐어. 곱게 놔둬. 그것도 추억인데.”


현욱이 비꼬면서 말했다. 민영이는 과거를 질투하는 현욱이가 순간 조금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오빠 질투해?”


“질투? 왜? 내가 질투해야 할 만큼, 옛 남자가 아직도 네  가슴속에 있어?”


민영이는 계속되는 현욱의 비꼬는 말투에 순간 화가 났다. 좀 전에 질투하는 현욱이를 귀엽게 생각했던 것은 싹 다 지워버리고 싶었다. 민영이는 별것도 아닌 것에 쪼잔하게 굴며 비꼬는 현욱에게 마음이 상해서 사과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그래서 사무적인 목소리로 딱딱하게 말했다.


“오빠! 지금 지운다고, 지울게. 그러니까 그만해. 그리고 이거 나 관리 안 한지 정말 너무 오래된 홈피야. 사진도 다 지운 줄 알았고, 잊고 있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그만? 내가 뭘 어쨌는데? 그리고 그게 사과하는 태도냐?”


민영이 한숨을 푹 쉬었다.


“오빠, 그만해요. 내가 미안하다고 말했지. 그리고 지운다고 했지. 그럼 됐지. 뭘 더해? 남자가 쪼잔하게 사진 한 장 같고 뭘 어쩌자는 거야.”


“지우면 끝이야?”


“그럼 어쩌라고!”


민영이 화가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현욱이 민영을 쳐다봤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커피숍을 나갔다.


민영이 훅! 숨을 내뱉고 현금을 대충 집어 카운터에 놓고, 현욱을 쫒아갔다.


민영이 뛰어가서 현욱의 가방을 잡았다.


“오빠. 가지 마. 풀고 가. 이대로 가면 아무것도 해결도 안돼.”


“됐어.”


현욱이 민영의 팔을 뿌리쳤다. 그리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척했다.


“오빠, 그대로 그냥 가면 끝이야!”


민영이 소리 질렀다. 현욱이 멈췄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둘을 슬쩍 쳐다봤다. 민영이가 주위를 살피며, 현욱에게 다가갔다. 현욱의 옷깃을 잡고 길가 구석으로 끌고 갔다.


“오빠, 내가 지운다잖아. 미안하다잖아. 내가 그럼 뭘 더해? 어쨌으면 좋겠어?”


현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 고등 때 남자친구 있었어. 하지만 어릴 때였고, 애인이라기보다 그냥 친구에 가까웠었어. 키스조차 하지 않았다고.

헤어지고 다 지웠다고 생각했어. 정말 저 사진이 남아 있는지 몰랐어. 바로 삭제할게. 아니다. 아예 저 계정이랑 미니 홈피를 모두 다 지울게. 그럼 되지?”


민영이 바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삭제했다. 그리고 홈피 안의 내용을 다 지우 후, 회원 탈퇴를 신청했다. 현욱은 그 옆에서 팔짱을 푸르고 담배를 피우며 민영이가 하는 것을 지켜봤다.


민영은 핸드폰을 내밀어 사진 삭제와 회원 탈퇴를 현욱에게 확인시켜주었다. 현욱은 목을 쭉 내밀며 눈을 내리깔고는 담배 연기를 뱉으며 핸드폰 화면을 힐끗 봤다.


민영은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말했다.


“됐지?”


현욱은 마음이 풀린 듯 표정이 좋아졌다. 하지만 민영이는 이제 시작이었다.


“그런데, 오빠. 내가 소리 지른 거는 미안한데, 이런 식으로 질투하고 화내는 건 아닌 것 같아. 그리고 벌떡 일어나서 막 나가버리면 어떡해?”


“내가 뭐?”


현욱은 턱을 길게 내밀며 담배 연기를 길게 뱉었다.


“됐다. 이제 그만하자. 참 내! 별것도 아닌 걸로 이게 뭔 짓이냐. 어휴.”


민영의 석연찮은 사과를 들은 현욱은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는 발로 비볐다. 길가에 담배를 버리는 것을 보고 민영은 얼굴을 찌푸렸다.


“왜?”


현욱이 민영을 쳐다보며 말했다.


“담배는 언제 끊을 거야?”


“내가 언제 담배 끊는다고 했어?”


민영이 팔짱을 끼며 현욱의 눈을 쳐다봤다.


“담배 안 끊어?”


“안 끊을 건데?!”


현욱도 민영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오빠 지난번에 끊는다며.”


“줄인다고 했지. 완전히 끊지는 못해.”


“뭐라고? 지난번에 비싼 마우스 사주면 담배 안 피운다고 해서 마우스도 사줬잖아.”


“그건 게임이 잘 안 풀리면 그대 유독 담배를 많이 피우니까. 좋은 마우스 있으면 담배를  게임할 때는 안 필 것 같다는 거지. 이제  게임할 때는 담배 안 피워. 게임에 집중하니까. 그리고 평소에도 많이 안 펴. 지금처럼 열 받을 때만 피는 거야.


너 땜에!”



현욱은 마지막 말을 자신 있게 뱉어놓고는, 바로 민영의 눈빛을 보고 아차 싶어서 바로 민영의 눈치를 보았다.


“허!”


민영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얼굴을 찌푸리더니, 현욱을 한 번 째려보고는 뒤돌아 걸어갔다. 현욱이 서둘러 뛰어가 민영을 잡았다.


길 한복판에서 민영과 현욱이 바라보며 격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민영이가 팔을 허리에 올리고 큰 소리로 말하고 현욱은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서로 동시에 말하느라 누가 무슨  말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봤다. 하지만 둘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둘만의 싸움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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