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작은 이파리들이 모여 만든 귀여운 그늘 아래 민영과 현욱이가 앉아 있었다. 민영은 아빠 다리를 하고 벤치에 앉아 핸드폰으로 카톡을 하고, 그런 민영이를 현욱이는 바라보고 있었다.


“예쁜아. 오늘 점심 뭐 먹을까?”

“아무거나.”

“애슐리 갈까?”

“비싸.”

“돈가스 먹을까?”

“느끼해. 그냥 학생식당에서 먹자. 귀찮아.”


민영은 계속 핸드폰으로 카톡을 하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누구랑 카톡 하는 거야?”


답답함에 현욱이는 핸드폰 화면을 보려 고개를 쭉 내밀었다. 그러자 민영이 순식간에 핸드폰 화면을 덮었다.


“뭐하는 거야? 프라이버시는 지켜야지.”

“아.. 미안. 하지만 나랑 있을 때는 나를 봐야지. 나 심심하고 답답해.”


현욱이 차분하게 말했다. 민영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지은이가 주말에 만나재요. 영화나 볼까 싶어서 대화 중이었어요.”

“창수는 뭐하고?”

“몰라. 무슨 일이 있나 봐.”

“근데 일요일은 아니지? 우리 일요일에 같이 있기로 했잖아. 나는 토요일에 아르바이트 있으니까.”

“어! 우리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었나? 깜빡했네. 지은이한테 토요일에만 시간 된다고 할게요.”


민영은 다시 카톡을 했다. 현욱은 착잡한 표정으로 민영이를 바라보다 담배를 꺼냈다.


“담배는 저쪽에서 피고 와요. 냄새 너무 싫어.”


민영이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현욱은 입을 굳게 다물고, 코로 숨을 거칠게 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벤치에서 떨어진 곳으로 가서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를 뱉으면서 민영을 보았다.


얼마 전에 민영이는 머리를 짧게 잘랐다. 그래서 갸름한 턱선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하얀 피부가 볕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민영이 빙긋 웃으면서 핸드폰을 두드리고 있었다. 현욱은 민영의 미소를 보며 자기도 모르게 따라서 미소를 지었다.


현욱은 다시 민영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민영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민영이가 순간 움찔했다. 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역시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이거 치워.”

“싫은데.”

“담배 냄새나고 무거워. 치워요.”


현욱은 기분이 나빴지만, 고분하게 팔을 거두고 조금 떨어져 앉았다.


“예쁜아.”


민영이 핸드폰에 고개를 묻은 채 대답했다.


“왜요?”


현욱은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포기했다.


“휴~ 아무것도 아니야. 밥이나 먹으러 가자. 핸드폰 좀 그만하고.”


민영이가 살짝 고개를 들어 현욱을 흘끔 보더니, 재빠르게 메시지를 보내고는 얼른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점심시간이라 학생 식당에 사람들이 많았다. 민영은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얼굴을 찌푸리더니 현욱을  잡아당겼다.


“오빠. 나가자. 너무 사람이 많아서 입맛이 사라진다.”


“그럼 뭐 먹을래?”


“애슐리 가자. 내가 낼게.”


민영은 식당에서도 핸드폰을 보면서 음식을 먹었다. 현욱은 접시를 들고 음식 앞을 왔다 갔다 했다.  어린아이가 아이스크림 앞에서 팔이 짧아 아이스크림을 푸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현욱은  ‘도와줄까?’라고 말했다.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욱이 아이스크림을 퍼주자 아이는 ‘고맙습니다.’하곤 달려갔다.


현욱은 좀 더 음식 주변을 서성이며 몇 개의 음식을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하지만 결국 과일 몇 개만 담긴 빈 접시를 들고 자리로 왔다.


“왜? 입맛에 안 맞아요?”


“아니야. 이따 우리 친구들 만나기로 했잖아. 그때 많이 먹을 거니까. 조절하려고.”


“아... 오늘 저녁에 오빠 친구들 만나기로 했지. 그게 오늘이었구나.”


“잊고 있었어?”


“아니야. 순간 오늘이 아닌 줄 알았어. 몇 시였지?”


“7시. 지금 점심 먹고, 너 핸드폰 케이스 산다고 했잖아. 쇼핑하고 좀 돌아다니면 금방 시간 될 거야.”


“아.. 그거? 나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응? 주문했다고? 내가 사주기로 했잖아. 커플 케이스로.....”


“으응, 근데, 어제 밤에 인터넷에 싸고 예쁜 게 눈에 보여서 일단 구매했어. 근데 뭐, 취소하면 되지. 신경 쓰지 마요. 취소할게요. 됐지?”


현욱이는 대답을 안 하고, 접시의 음식을 입에 넣었다. 민영이가 힐끗 현욱을 보면서 웃으면서 말했다.


“에~이 삐졌어? 취소하면 되지. 자 바로 취소할게.”


민영이 웃으면서 핸드폰을 쥐었다. 그리고 바로 핸드폰 액정을 현욱에게 보여줬다.


“자, 봐봐. 됐지? 삐지지 마.  바로바로 하잖아.”


“됐어, 밥이나 먹자.”


현욱이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음식을 먹었다.


약속 장소에는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 둘은 구석의 넓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민영은 자리에 앉자마자 새로 산 핸드폰 케이스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케이스 두개를 뒤집어 나란히 붙여 놓으니 하트 속에 사랑해 라고 적힌 예쁜 그림이 완성되었다. 민영은 그 케이스 세트를 사진 찍었다. 그리곤 또 바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현욱이는 자꾸 핸드폰만 주물럭 대는 민영이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일단 조금 화를 참으며 케이스를 핸드폰에 끼웠다. 하지만 결국 참지 못해 한  소리했다.


“예쁜아, 이제 핸드폰 좀 그만하자. 너 내 친구들하고 있을 때도 그렇게 핸드폰만 하고 있으면 좀 그럴 거 같아.”


“아, 거. 잔소리 좀 하지 마요.”


민영이가 퉁명스럽게 말하더니 현욱에게 핸드폰 액정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민영의 SNS 프로필 사진으로 방금 찍은 커플 핸드폰 케이스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둘이 만난 지 석 달이 되어가는데 커플임을 보여주는 프로필 사진을 걸어둔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현욱은 자기도 모르게 헤벌쭉 웃었다.


“아이구~~~ 우리 예쁜이, 예쁘다, 예쁘다 하니까. 정말 예쁜 짓만 하네. 아이고 이뽀라.”


“헤헤 내가 좀 하지.”


현욱은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는 민영의 볼을 쓰다듬었다.


한 커플씩 모이기 시작해서, 4쌍의 커플이 모두 모였다. 현욱의 고등학교 동창 4명과 각각의 여자 친구들이었다. 그중에는 창수와 지은 커플도 있었다. 남자들은 편한 옷차림이었지만, 여자들은 풀메이크업을 하고, 곱슬하게 세팅한 헤어스타일에,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민영이만 단발머리에,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이었다.


술이 몇 잔 돌았다. 휴가 중인 군인의 군대 이야기,  고등학교 때 일화들, 각자 커플 사귀게 된 이야기들을 했다. 분위기가 편해지자 남자들이 여자 친구의 손을 잡거나 어깨에 팔을 올리기도 했다.


창수가 술을 조금 흘렸다. 지은이는 얼른 냅킨으로 창수의 입가를 닦아 주고, 흘린 것들을 닦고, 창수의 잔에 다시 술을 채워주었다. 창수가 고맙다고 하자 지은이는 ‘아니에요’라고 말하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에 꽂았다.


남자들이 얼~ 하는 소리를 내며, 창수 보고 부럽다는 둥, 지은 씨 참 착하다는 둥 칭찬을 했다.


“제수씨, 엄청 조신하시네요. 창수 녀석 이제야 제대로 된 분을 잡았구먼,  그동안 이상한 여자들만 쫒아 다니더니.”


“야, 이 새끼 구라 치지 마. 내가 언제 여자를 쫒아 다녔다고 그래? 됐고. 울 애기 내가 잘 잡았지?”


“애기라니 너보다 키도 크구먼.”


“됐거든, 내가 제대로 서면 안 작아. 니들은 볼 수가 없다고. 그거 알아? 울 애기가 내 숨은 15센티를 보고 나한테 반한 거거든.”


“병신 새끼. 네가 무슨 15센티냐? 5센티도  안 되는 게. 찌질한 새끼가 하하하하하.”


“야 찌질이들아. 여자친구들도 모셔놓고 입 조심 좀 해. 이 미친놈아. 술이나 쳐마셔.”


남자들이 웃으면서 술을 마셨다. 지은이와 다른 여자들은 무슨 소린지 아는 지, 모르는 지 가면 같은 웃음으로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민영이만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리고 홀짝 술을 마셨다.


민영의 잔이 비워지자 현욱이가 얼른 민영의 볼을 쓰다듬고는 술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그리고 손을 잡았다. 현욱과 눈을 마주치고는 웃었다. 민영은 현욱의 친구들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현욱이는  그중에서도 가장 조용하고 듬직하게 있어서 그나마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때 다른 친구가 손 잡고 있는 현욱 커플을 보면서 말했다.


“야야 저 새끼 봐라. 저거 좋아 죽네 죽어. 아주 빠져 부렸어.”


시선이 집중되자 민영의 표정이 굳었다.


“현욱이 저거. 침 떨어지겠다.   제수씨는 좋겠어요. 현욱이가 떠받들여주니까. 저 새끼 지 좋다는 여자들 다 차고 다니더니 저렇게 병신같이 꼬리 흔들고 있을 줄 누가 알겠어.   제수씨의 어떤 매력에 빠진 거냐? 응? 말 좀 해봐.”


민영이는 굳은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 현욱이가 민영이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저 새끼 쓸데없는 소리는. 예쁘니까 좋아하는 거지. 술이나 마시자.”


현욱은 자기 잔에 술을 따랐다. 그리고 민영의 잔에 톡 하고 건배를 했다. 민영이가 잔을 들자, 모두들 잔을 따라 들었다. 다 같이 어정쩡하게 건배를 했다. 민영이 잔이 비워지자 현욱은 조용히 민영의 잔에 술을 채워주었다.


다들 취기가 올라 정신없이 수다를 떠는 도중, 지은과 민영이는 같이 화장실에 갔다. 민영이 말했다.


“와 진짜 재미없다.”


“그래. 너 엄청 재미없어 보여. 넌 어쩜 말 한마디 안 한 채, 뚱하니 있고. 그게 뭐야?”


“내가 뭐.”


“나도 솔직히 재밌기만 하지는 않아. 그래도 애인 친구 모임인데 남자친구 면을 좀 세워줘야지. 네가 아무리 현욱 오빠를 별로 안 좋아하고, 언제 헤어질지 모르더라도 일단 나왔으면 분위기는 맞춰야 하는 거 아니니? 그게 뭐야? 술만 먹고. 내가 봐도 좀 그래.”


민영은 입을 삐쭉했다.


“근데 정말 너무 재미없어. 분위기 맞추려고 해도 쟤들 농담 중에 기분 나쁜 말들도 있고.”


“난 그렇지도 않은데? 특히 내가 몰랐던 남자 고등학교 이야기도 재미있는데?”


“흥! 그래 넌 참하고, 분위기도 잘 맞추고, 좋아하는 애인도 있고 좋겠수다.”


“그러니까 너도 잘 생각해 너무 질질 끌지 말고. 뭐야 이게, 재밌으려고 연애하는데 하나도 안 재밌어 보여.”


그때 화장실 문이 열리더니 비틀 거리며 여자 하나가 들어왔다. 일행 중에 하나였다. 여자는 급한 듯 볼일부터 보고 나오더니, 담배를 꺼냈다. 술이 조금 취했는지 눈을 게슴츠레 뜨면서 담배 연기를 뱉으며 지은과 민영을 보았다. 지은과 민영이는 괜히 긴장해서 서로 눈치만 봤다.


“1학년이라고 했지요?”


“네, 언니.”


지은이 냉큼 대답했다.


“다들 참 풋풋하네. 어리고, 연애 초기에, 참 좋을 때네.”


“언니 커플은  오래됐지요?"


“어제 일주년 했지.”


“우와~ 멋져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오래 만나요?”


지은이 살랑대며 말하자 여자가 벽에 등을 기대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었다.


“뭐, 내가 나이가 있으니까. 아. 우리 연상 연하 커플인 거 알지? 내가 좀 잘 맞춰주고 그래. 또 연상 연하가 아니래도 남자는 애라고 하니까. 그냥 우쭈쭈 해주면  오래가는 거지 머.”


“언니는 몇 학년이에요?”


“학년은 휴학해서 3학년이야. 원래는 4학년이지.”


꼬박꼬박 언니라고 불러주는 지은을 보며, 민영은 참 비위도 좋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담배 연기가 너무 독했다. 민영은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대강 꾸벅 머리를 한 번 숙이고는 화장실에서 먼저 나왔다.


다들 술과 안주로 적당히 취하고 배가 불렀다. 그렇게 1차를 접고, 술집에서 나왔다. 술집 앞에서 다들 2차로 노래방에 가자고들 했다.


민영은 조용히 현욱의 손을 잡았다. 현욱이 민영을 바라보자 민영은 인상을 찌푸리며 살짝 고개를 저었다. 현욱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욱은 큰 소리로 모두에게 말했다.


“나 내일 아르바이트 있어서 가야 돼. 우리 이만 갈게. 다들 잘 가 다음에 보자.”


친구들이 다들 ‘뭐야. 오늘 같은 날 일찍 간다고?’, ‘에이, 조금만 더 있다 가.’하며 한소리씩 했다.


지은이가 민영이를 봤다. 민영이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친구들이 잡고 늘어지는 듯 하자 민영은 고개를 한번 까닥하고는 바로 뒤돌아 걸어갔다. 현욱이가 당황해서 서둘러 인사를 하고는 민영의 뒤를 쫓았다.


“그렇게 불편해? 창수랑 지은이랑은 자주 만나고 좋아했잖아.”


“걔들은 같은 학교에 지은이도 내 친구고 하니까 편하고 좋은데, 모르는 사람들하고 있으니까 생각보다 너무 불편해. 특히 저 나이 많은 여자. 진짜.  어이없어서. 많아봤자. 세 살 많은 거 가지고, 졸업도 못한 주제에, 꼴에 언니라고 잘난  척하는 것도 너무 웃기고, 꼴랑 일 년 만나 놓고 장수 커플이라고 자랑하는 거 너무 웃겨서 정말 같이 있기 힘들더라.”


“일 년이면 오래 만난 거 아냐?”


“일 년 정도 가지고 뭘.”


“너...... 전에 남자친구랑은 일 년 이상 만났었어?”


현욱의 말에 민영은 순간 입을 다물었다. 뭔가 느낌이 싸~했다.


잠시 뒤, 현욱이 말했다.


“됐어, 안 궁금해. 어쨌든 내 친구들이니까. 앞으로도 계속 만날 일이 생길 건데. 그때마다 이렇게 싫은 티 내는 건 안 했으면 좋겠어.”


“나 싫은 티 안 냈는데.”


“아니야. 티 났어.”


“나도 나름 참았어. 불편하고 싫어도 아닌척하고 노력했다고.”


민영이 발끈하며 말했다. 현욱이 황당해서 ‘야, 너...’ 하며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영의 화난 눈을 보자 입을 다물었다.


“아니야, 예쁜아. 알았어. 미안해. 너 노력한 거 알아. 고마워. 암튼 불편하면 너랑 안 부딪히게 할게. 어차피 일 년에  한두 번 밖에 못 만나니까. 넌 데리고 오지 않을 께.”


민영은 “쳇!”하고 팔짱을 끼고 다시 걸어갔다. 현욱이가 한숨을 작게 뱉으며 민영이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민영의 뒤통수에 “예쁜아, 같이 가. 아이스크림 사줄게.”라고 말하며 쫒았다.


둘은 손을 꼭 잡은 채,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는 길을 걸었다. 민영이 말했다.


“오빠 근데 우리 토요일에 만나면 안돼요? 지은이가 일요일만 시간이 된데. 창수 오빠

가 일요일에 일이 있어서 일요일은 안된데.”


“예쁜아. 우리는 일요일에 데이트하기로 했잖아. 나도 토요일에 아르바이트가 있어.”


“아... 그랬구나. 그럼 어쩌지? 일요일에 셋이 만날까? 아님 오빠랑 늦게 만나고 지은이랑은 낮에 만날까? 지은이가 심심하다고 해서 만나긴 해야 하거든.”


“너 지은이가 더 좋아?”


“응?”


민영이가 그런 유치한 말이 어딨냐는 표정으로 현욱을 봤다.


“아니다. 됐어. 지은이랑 낮에 만나. 나는 저녁때 갈게. 지은이랑 셋이 저녁밥을 먹던지, 지은이 보내고 나랑 둘이 먹던지 니 맘대로 해.”


민영이 활짝 웃었다.


“그럴까? 좋아요. 지은이랑 우리 일요일에 [헬로우 피기] 보기로 했어요. 예고편 보니까 재밌을 거 같더라구. 영화가 3시에 끝나니까. 오빠는 한 5시에 만나자. 어때?”


현욱이 걸음을 멈췄다.


“무슨 영화 본다고?”


“[핼로우 피기], 왜?”


현욱이 민영의 얼굴을 보았다.


“그거 나랑 보기로 했잖아.”


“그랬어? 그럼 일요일에 오빠도 영화 같이 보면 되겠네. 잘 됐다. 우리 그날 셋이 보자.”


현욱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민영의 손을 놓았다.


“민영아, 나...... 어디 들렸다 갈게. 오늘은 혼자 집에 가라.”


현욱은 뒤돌아서 걸어갔다.


민영은 황당한 표정으로 현욱의  뒷모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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