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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 오랫동안 로또를 매주 구입했었다. 한때는 한 달에 10만 원 정도를 매달 구입한 적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정신을 차려서 매주 1만 원 정도만 구매하고 있지만 말이다.


버리는 돈이라기엔 많고, 투자라기엔 적은 금액인 1만 원, 그 1만 원의 로또는, 나에게 한 주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기에 나는 꼬박꼬박 매주 복권을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첫째가 태어난 날에도 나는 탯줄을 자르고, 로또를 구매하러 달려 나갈 정도였다. (강조해서 말하자면 부인은 내 로또를 잘 이해해주고, 그날에도 허락해주어서 나갈 수 있었습니다.^^)


로또를 구매하고서는 1억에 당첨되면, 10억에 당첨되면, 뭘 할까. 무엇이 어떻게 바뀔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으로 흐뭇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있지도 않은 상상의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로 부부싸움을 하기도 하는 등 거의 10년 가까이 내 삶의 일부분이었다. 특히 부인을 만나고 한 달쯤 되었을 무렵 4등인 5만 원이 동시에 3개나 당첨이 되어 환호성을 질렀던 날의 추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내가 최근 3주 연속으로 깜빡하고 로또를 구매하지 않았다!!!


앨범 등 이그나이트를 오래 하기 위해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와 올 상반기 안에는 작년에 마무리 못했던 정규 앨범을 꼭 완성하리란 생각에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지내다 보니 벌써 3주 연속으로 로또 구매를 잊어버린 것이다.


이번 주도, 일하다가 정신 차리고 보니 벌써 토요일 8시가 되어, 로또를 할 수 없었다.


로또를 또 못 샀다는 것을 알자마자, 


'내가 매일 구매하던 그 번호가 1등이면 어쩌지? 이번 주에 구매했으면 정말 1등이었을 텐데, 내가 그 운을 놓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속이 울렁 거질 정도로, 기분이 너무 안 좋고, 속상해졌다.


그날 밤, 사지도 않은 로또가 혹시 진짜 1등이 아닐까. 수십억의 행운을 놓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유 없이 억울해진 나는 계속 성실장에게 툴툴댔다.


그러자 성실장이 이런 말을 했다.


"여보,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진짜 로또인가 봐. 평소에 무슨 일이 있어도 로또를 꼭 사던 당신이, 본인도 모르게 로또 구매를 잊어버릴 만한 이유는 단 하나! 지금 로또를 들고 있기 때문일 테니까. 그러니 억울해하지 말고, 지금 하는 이 일이 그만큼 당신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3집 앨범은 진짜 대박 나려고 하나 봐."


라고 말해주었다.


어! 그런가!


평소 아주 유별나게 차갑고, 냉정하게 말하던 성 실장이 정색하며, 진심으로 말해줘서 그런지. 진짜. 성실장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지금 로또를 들고 있기에, 로또를 살 생각이 없다.


내가 하는 지금 이 일이 바로 로또이다.


음. 몇 번을 되새김질해도 멋있는 말이다.


성실장의 말 대로, 정규 3집 앨범을 진짜 로또로 만들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해서, 더욱 꼼꼼하게 작업을 진행해나가야겠다.


근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다가오는 토요일, 로또는 일단 사보는 걸로 하기로. ^^




글, 작성 : 이그나이트, 성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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