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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이란 것이 음악을 담은 출판물이 아니라 팬 서비스 차원의 ‘굿즈’라는 생각을 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CD가 생각보다 빨리 수명을 다해가고, 그 자리를 mp3와 핸드폰으로 그것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감상하는 방식이 시장을 잠식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음원 판매가 음반 판매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작사 입장에서는 음반 판매가 음원 판매보다 더 수익이 나기 때문에, 음반 판매를 포기하지는 않고 있다. 


현재 음반 판매 시장을 보면, 팔리는 음반은 결국 아이돌을 중심으로 확고한 팬덤이 있는 몇몇 아티스트의 음반뿐인데, 확고한 팬덤이 있는 스타라고 하더라도 주목받기 위해 단순한 음반이 아닌 여러 아이디어로 무장한 음반을 제작 판매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팔리고, 주목받기 위해서 화보지나 특별 영상 부록 등을 첨가하는데 때로는 음반보다 이런 부록이 더 강조되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런 음반들을 볼 때면 ‘어차피 팬들은 CD는 모셔두고 음악은 음원으로만 감상할 텐데.  제작사에서 굿즈 만드는 거지 머’라는 비꼬는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음반도 굿즈이다.




그런데, 요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굿즈라도 좋으니 음반을 만들고, 음악을 만드는 것'의 의미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먼저, 음악은 그 자체로 생명이 있고, 가치가 있다. 사진으로 포장을 하던, 콘서트 티겟으로 유혹을 하던, 음악을 담은 '음악 그 자체인 음반'은 사라지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음악을 선물할 수 있다는 그 문화가 이렇게라도 지켜졌으면 한다.


음원 사이트의 기프트권은, 음악, 그 자체를 선물하는 마음을 대처할 수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음반을 사서, 포장해서,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전달하고, 하나의 이어폰을 나눠 꽂고, 감상하는 그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만이 '음악을 선물한다'는 정신을 오롯이 전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팬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음악이던 미술이던 무엇이던 예술가는 결국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 주는 이들이 가장 소중한 법이다. 그러므로 본인의 주관하에 창작활동을 하더라도, 항상 팬들에게 감사하고, 내 작품을 지켜봐 주는 이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요즘 나도 팬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글을 줄까, 사진을 줄까, 만나서 커피라도 대접할까 등등.

그런데 사실 팬들에게 ‘음악’ 만큼 좋은 선물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돈이 들어가기에 공짜로 나눠줄 수는 없겠지만, 알찬 음반을 만들 수 있다면, 거기에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 선보일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팬 분들에게 보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아이돌 스타도 계속 음반을 만들어 선물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요즘 나는 좋은 앨범의 기준을 이렇게 명명하고 있다.

"소중한 지인에게 선물할 때, 자랑스러운 선물"이 명반이라고 말이다.


곧 발매할 정규 3집 앨범을 준비하는 지금, 머리가 많이 복잡하다.


감동적이고, 공감하고, 고급스러운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기본이고 


더불어 

소중한 내 팬들에게 뭐라도, 좋은 것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이것저것 머리를 굴리고 있는 요즘이다.




글, 작성 : 이그나이트, 성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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