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업 끝.”


선생님이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민영은 바로 책상에 엎드렸다. 순식간에 학생들이 우르르  빠져나갔다. 교실이 텅 빈 뒤에도 민영은 가만히 책상에 엎드려있었다.


머리가 아팠다. 집에 갈 힘이 없었다. 민영이는 학원 근처 고시원이나 원룸을 알아봐야 하나 생각했다.


“안 일어나?”


누군가 민영의 어깨를 툭 쳤다. 민영은 화들짝 놀라 벌떡 고개를 들었다.


현욱이었다.


“오빠? 웬일이야?”


이빨을 드러내며 웃던 현욱은 민영이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반가워서 놀라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냥 놀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놀랐지? 포상휴가 받았어. 갑자기 받은 휴가라 연락할 시간도 없고, 또 깜짝 놀라게 하고 싶었거든. 근데... 정말 놀랐나 봐......”


“응, 놀랐지 그럼.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연락하려고 해도, 전화기는 꺼져있고. 문자는 못 보내고. 계속 버스 타고, 전철 타고 이동했고, 아무튼 정말 갑자기 나온 거라 어쩔 수 없었어. 많이 놀랐어? 미안해.”


“아냐, 미안하긴. 잘 왔어, 휴가 축하해. 복귀는 언제야?”


“내일모레. 휴가가 짧아. 그러니까 알차게 보내자. 하고 싶은 거 엄청 많아.”


민영이 가방을 싸며 건성으로 말했다.


“그래, 알차게 보내야지. 그런데 정기 휴가 나온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빨리 포상 휴가 나올 수 도 있는 거야?”


심드렁한 민영의 말에 현욱은 상처를 받았는지 표정이 굳었다. 그때 조교가 강의실 문을 두드리며 헛기침을 했다. 빨리 나가라는 소리였다. 조교도 학생들이 다  빠져나가야 퇴근을 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민영이가 벌떡 일어나며, 현욱에게 빨리 나가자고 눈치를 줬다.


현욱은 민영의 가방을 한쪽 어깨에 메고, 민영의 손을 잡았다. 민영은 현욱을 보며 순간 살짝 웃었지만 다시 지친 얼굴로 앞을 보며 걸었다. 창백한 얼굴에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 안경을 쓴 민영을 보며 현욱은 마음이 착잡했다. 늦가을 찬바람이 훅 불자 민영이 부르르 몸을 떨며 후리스의 지퍼를 목까지 올렸다. 현욱은 착잡한 표정으로 민영의 어깨를 감쌌다.


“배 안고파? 뭐라도 먹을래?”


현욱의 물음에 민영이 대답했다.


“아니, 난 괜찮아. 오빠는?”


“...... 나도 별로......”


둘은 목적지 없이 걸었다. 쌀쌀한 가을바람이 목덜미를 뻣뻣하게 했다.


“춥다.”


민영이가 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집에.... 갈래?”


현욱이가 말하자 민영이 대답했다.


“아냐. 좀 더 함께 있다가 가야지. 그래도 휴가인데.”


“정말 그래도 돼?”


“그럼.”


“그럼 몇 시에 들어갈 거야?”


민영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원래 지금 집에 가면 11시였다. 마무리 공부하고 1시에는 잠을 자야 아침 7시에 일어나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5일 뒤에 모의고사가 있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했다. 현욱에게 좀 더 있자고 말은 했지만, 선뜻 밤늦게까지 있겠다는 말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냥 한 시간 정도만 얼굴 보고 헤어져야 체력이 받쳐줄 것 같았다.


민영이는 현욱이를 바라보았다. 현욱은 들뜬 눈빛으로 민영을 보고 있었다.


민영은 대답 대신 “뭐할까?”라고 말했다.


“어디  야구 게임할 데 없나? 힘껏 공치고 싶다. 축구만 하니까 정말 지겹더라.”


민영은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근처에 있는 야구 게임장으로 현욱을 데려갔다.


군복을 입은 현욱이 게임장에 들어가자 다들 한 번씩 흘끔거렸다. 사람들의 시선에 현욱은 괜히 흥분해서는 빈 손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흉내를 내며 민영에게 동전 있냐고 물어봤다. 민영은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 주었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땅땅. 공을 맞출 때마다 현욱은 민영을 힐끗 보았다. 그러나 민영은 영어  공부하느라 핸드폰에 고개를 박고는  중얼중얼하고 있었다.


게임이 끝났다. 현욱은 민영의 가방을 들었다. 그때까지 게임이 끝났는지도 몰랐던 민영이가 퍼뜩 고개를 들었다.


“민영아 집으로 가자”


“응? 집?”


“그래 너 집으로 데려다 줄게.”


“그래도 돼?”


“돼. 너 공부해야 하잖아. 이 정도면 됐어. 집에 가자.”


“미안해.”


“휴~ 됐어. 핸드폰 좀 빌려줘. 창수한테 전화나 하게.”


“창수 오빠도 같이 나왔어?”


“응. 지은이한테 전화해봐. 지은이 만나러 간다고 했으니까. 어딘지 물어보자. 오늘 창수네 집에서 잘 거거든.”


민영이는 지은에게 전화했다.


“지은아, 창수 오빠랑 같이 있어?”


“응? 창수 오빠? 무슨 말이야?”


“몰랐어? 오늘 창수 오빠랑 현욱 오빠랑 포상 휴가 나왔데. 나도 학원 수업 끝나고 오빠가 기다리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 근데 아직 못 만난 거야?”


“몰랐어. 안 왔는데...... 어떻게 된 거지? 난 동아리 방에 있거든. 오빠도 내가 오늘 동아리 방에서  밤새는 거 아는데......”


“이 시간에 왜 동아리방이야?”


“내일모레 전시회 하잖아. 재현이랑 후배 몇 명이랑 다 같이 준비하고 있거든 아마  밤샐 것 같아. 오빠도 어제  통화했기 때문에 나 학교에서  밤새는 거 알 텐데. 왜 전화도 안 하고 여기도 안 왔지?”


민영은 순간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민영이는 흘끗 현욱을 보고는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지은에게 카톡을 보냈다.


[혹시 오빠가 서프라이즈 한다고 몰래 왔다가 너랑 재현이랑 단 둘이 있는 것을 본거 아니냐?]


잠시 뒤, 지은은 경악하는 이모티콘을 보내고는 더 이상 답이 없었다.


현욱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서울에 집이 없는 현욱은 창수네 집에서 잘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창수 없이 혼자 찾아가서 잠을 잘 수는 없었다. 현욱은 애써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넌 집에 가. 난 다른 친구네 자취방 가거나, 찜질방 가면 돼. 내일 수업 끝나고 이렇게 잠깐만 보자.”


민영은 오늘 계획이 틀어지는 느낌에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됐어. 만날 친구가 누가 있어. 이 시간에.”


“괜찮아, 너는 집에 가. 그리고 너 피곤한 모습 보는 거 진짜 힘들어. 모처럼 휴가 나왔는데 좋아하지도 않고, 공부 계획 틀어졌다고 얼굴 찡그리는 것도 힘들어. 아무튼 난 괜찮으니까 집에 가서 쉬고, 공부해. 모의고사도 얼마 안 남았다며. 공부해야지.”


민영은 현욱의 말에 순간 ‘정말 집에 갈까?’ 생각했다. 그때 현욱과 눈이 마주쳤다.


“너 정말 집에 가려는 거야?”


현욱이 말했다. 민영이 뜨끔했다.


“아니야. 아무 말도 안 했잖아.”


“그러니까. 속으로 순간 가란다고 진짜 갈려고 했잖아.”


“아니야.”


“민영아, 너 내가 온 거 안 반가워?”


“반가워. 근데 얼마 전에 면회도 갔었고, 정기 휴가도 나왔었는데. 계획에도 없이 갑자기 나오니까 놀랐을 뿐이야.”


“얼마 전? 며칠 전인 것처럼 말한다. 우리 마지막 만난 거 한 달도 넘었어. 그게 얼마 전이야? 한참 전이지.”


"휴... 알았어. 미안해. 모의고사가 며칠 안 남아서 예민해져서 그래. 근데 오빠 정말 너무한다. 내가 노느라 그랬어?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누구 때문이라니, 너 때문이지. 그럼 나 때문이야?”


현욱이 순간 큰 소리로 말했다. 야구장 사람들이 둘을 쳐다보았다. 창피해진 민영은 현욱의 손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민영은 화난 현욱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까맣게 탄 현욱의 피부가 까칠해져 있었다.


휴가 받으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그렇게 힘들게 휴가 받아서 여자친구 하나만 보고 달려 나왔는데, 여자친구가 데면데면하게 굴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영은 현욱이 불쌍해졌다.


“오빠, 우리 모텔 가자. 나 집에 안 갈게. 함께 있다가 아침에 학원에 바로 가면 돼.”


“정말? 괜찮겠어?”


민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자.”


현욱은 웃으면서 민영의 손을 꽉 잡았다. 민영은 미소를 지으며 코로는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 집에 전화 좀 하고.”


민영이는 어깨에 올려져 있는 현욱이의 팔을 내리고 핸드폰을 꺼냈다. 현욱을 뒤로 하고 길 구석으로 갔다.


현욱이는 전화기 너머로 숨소리라도 들릴까 봐 괜히 고개도 저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주머니를 뒤적였다. 금연한지 2년이 다 돼가지만 민영이가 집에  전화할 때는 자기도 모르게 주머니를 뒤지며 담배를 찾는 현욱이었다. 현욱은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두 손을 비볐다가 팔짱을 꼈다.


“엄마? 나 오늘 너무 힘들어서 친구랑 수다 떨고 있거든요. 근데 집에 갈 힘이 없어요. 친구가 근처에서 자취하니까 친구네서 하루 잘게요. 친구? 현옥이. 알지? 응 동아리 친구. 오늘 현옥이네 집에서 자고 갈게. 아냐. 데리러 오지 마요. 나 공부하느라  그동안 친구도 못 만났잖아요. 간만에 수다 떨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싶은 건데. 눈치 없이 그러지 마세요. 네. 걱정 마세요. 돈 있어요. 응 불편하면 새벽에라도 갈게. 걱정 마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수업 늦게 끝나니까 밤에 들어갈게요.”


민영이가 핸드폰을 끄고 현욱이를 바라보았다.


“내가 현옥이야?"


“응, 몰랐어? 오빠 만나고 주말마다 나가니까 엄마가 자꾸 누구 만나냐고 물어보시더라구. 그래서 현옥이란 친구를 하나 만들었어. 그때부터 엄마는 지은이랑 현옥이랑 나랑 여자 삼총사 친구라고 믿고 있지. 나 똑똑하지? 지금 우리 엄마는 내가 모태솔로라고 굳건히 믿고 계시지. 덕분에 편하게  데이트하고 좋지? 호호호.”


“그래 잘했어.”


현욱이는 민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현욱이는 민영이의 어깨에 다시 팔을 올리고 민영이를 꽉 잡았다.


“이제 맘에 드는 곳을 찾아보자. 어디를 가야. 우리 예쁜이가 편히 쉴 수 있을까.”


번화가의  뒷골목에는 모텔이 줄지어 있었다. 모텔들은 알록달록한 간판 아래, 여러 방 사진을 붙여놓고는 지나가는 연인들을 붙잡았다. 민영은 새로 단장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모텔에 [야놀자  멤버쉽]이라는 입간판을 내놓은 것을 보고, 현욱에게 들어가자고 했다.


모텔에 들어가자마자 민영은 깜짝 놀랐다. 로비에 대기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커플은 로비의 커피와 팝콘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었고, 어떤 커플은 메뉴판처럼 준비된 방  사진들을 보며 방을 고르며 달뜬 얼굴로 키스를 살짝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일제히 현욱과 민영이를 바라보았다. 남자들이 군복을 입은 현욱을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훗’하고 웃는 것 같았다.


민영은 얼굴을 찌푸리며 바로 현욱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왜? 깨끗하고 좋아 보이는데?”


눈치 없는 현욱의 질문에 민영이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민영은 현욱을 데리고 모텔골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근처 편의점으로 갔다.


“오빠, 나 여기서 필요한 것 좀 몇 개 살게요. 오빠는 앱으로 모텔 검색해서 바로 들어갈 수 있나 전화해봐요.”


민영이는 현욱에게 핸드폰을 주고 편의점에 들어갔다. 민영이는 맥주 3캔, 과자, 컵라면, 물 그리고 자기와 현욱의 속옷을 하나씩 골라 계산대에 올려놨다.


“3만 8천 원입니다.”


카드를 내밀던 민영이는 계산대 앞에 콘돔을 보았다. 민영이는 콘돔을 계산대 위에 올려놓으며 ‘이것도 같이 계산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미리 전화를 하고 간 모텔은 조용했다.  들어가자마자, 현욱이는 자연스럽게 로비에 있는 팝콘을 담았고 민영이가 카운터 앞에 서서 카드를 내밀었다.


현욱이는 입대 전에 민영이에게 카드를 맡겼었다. 현욱이는 고학생이었지만, 입대 전에 고액과외를 많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목돈을 만들 수 있었다. 현욱은 그 돈을 민영이에게 맡기며, 2년 치 데이트 공금을 미리 내는 거라며 면회 올 때 차비도 하고, 휴가 때 데이트 비용으로 쓰자고 했던 것이다. 현욱이는 민영이가 당연히 그 카드로 계산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영이는 그 카드를 내밀지 않았다. 민영이는 현욱이가 꽤나 힘들게 그 돈을 모은 것을 알았다. 그 돈을 쓰는 것이 마음 편하지도 않았다. 또 민영이는 매달 부모님이 용돈도 많이 주기에 어차피 돈 쓸데도 없으니 아깝지도 않았다. 그래서 면영이는 그 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제대할 때, 현욱이 방  구할 때 보태게 해주리라 마음먹고 한 푼도 안 쓰고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가끔 현욱이가 나서서 그 카드를 긁으면, 그 날 몰래 그 금액을 채워 넣기도 했다.

카드 결제가 끝나자 민영이 핸드폰으로 결제 내역 문자가 떴다. 민영이는 잔액을 확인하고 키를 받았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민영은 온도를 최고로 높였다. 왠지 모텔에 들어서면 온도를 높여 따뜻하게 해야 할 것 같다. 현욱은 컴퓨터를 켜고 티비를 틀었다.


민영은 가방을 소파 위에 놓고 대뜸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피곤이 몰려왔다. 현욱은 군복을 벗었다. 그리곤 팬티 차림으로 민영이 옆에 누웠다.


“예쁜아.”


민영이 눈을 감은 채로 피식 웃었다.


“좋아? 백만 번이나 불러줄 수 있지. 예쁜아. 예쁜아. 예쁜아. 흐흐흐.”


민영은 몸을 둘려 현욱의 품에 안겼다. 현욱은 민영이를 꼭 안았다.


“예쁜아. 많이 힘들어?”


“군대에 있는 오빠보다는 낫겠지......”


“비교하지 마, 힘든 건 절대적인 거니까. 내가 힘든 거랑 네가 힘든 거랑은 상관없어. 너도 힘들지?”


“.......”


“옆에 있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민영이는 왈칵 눈물이 났다.


“오빠, 내가 왜  시험공부하는지 정말 몰라?”


“너 졸업하면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그리고 오빠랑 결혼하려고 하는 거라고!”


민영은 욱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오빠 제대하면 난 졸업반이잖아. 오빠가 졸업하자마자 취업 바로 해도, 결혼 자금 모으려면 못해도 2~3년은 걸릴 거 아냐. 그걸 어떻게 기다려, 내가 미리 취업하고 자리 잡아놔야 오빠 졸업하자마자  결혼할 거 아니야. 

게다가 나라도 자리 잡아놔야 엄마 아빠도 걱정 없이 결혼을 허락할 거 아냐. 이래저래 우리 둘, 우리 결혼하려고 공부하는 건데 내 맘도 몰라주면 나 너무 속상해.”


민영은 홧김에 눈물이 줄줄 났다. 요즘 공부도 잘 안되고, 몸도 많이 피곤했었기 때문에 더욱 감정적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현욱이 표정이 굳었다. 돌덩이가 머리에 앉은 것 같았다. 여러 가지 생각이 순간 지나갔다.


‘결혼하고 싶다고? 그런데 자리 잡아야 한다고? 집에서 반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무슨 소리지? 집에서 나를 반대하나? 아니, 아니야. 그냥 우리 둘, 든든한 미래를 만들고 싶다는 말이겠지. 그래 그럴 거야. 내가  아무것도 없으니까.’


현욱이는 복잡한 감정을 숨기고자 민영이를 안았다. 그리고 민영이 정수리에 키스를 했다.


“몰랐어. 미안해. 난 네가 그렇게까지 생각하는지 몰랐어. 민영아. 내가 아무것도 없어서 미안해.”


민영이도 현욱을 꼭 껴안았다. 곧 차분하게 숨소리가 안정됐다.


둘은 키스를 했다. 현욱이  온몸으로 민영이를 꼭 안아주었다. 민영이는 몸이 따뜻해졌고 가슴이 평온해지며,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또 몸이 끈적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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